나에게 있어 보통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너무나도 속박이 많은 것이었다.

그저, 당연한 듯이 하는 사소한 것들을 같이 할 수가 없다.

마치 자신만이 다른 시간의 흐름속에서 살고 있는 것만 같은. 그런 괴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헤엄치지 못하는 물고기, 날지 못하는 새. 피지 않는 꽃ㅡ

마치 우리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히시키 우구이스라는, 사람의 형태를 띤 우리.

내가 나로 있는 한, 평범한 행복을 얻는 것은 무리겟지.라고.

앞으로 10년...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마치 타인의 일인 것처럼 생각됐다.

 

사실을 받아들일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렇게 포기하는 것보다도 먼저. 각오를 하게 되었다. 무리를 하면. 양친이 슬퍼한다.

적어도 나의 탓으로 슬퍼하는 사람이 느는 것은 피하자. 그렇게 정했다. 그렇게 타일렀다.

의연한 태도로 「히시키 우구이스」라는 이상의 가면으로. 강한 나로 있자고. 그렇게 살자고, 정했다.

그런데.... 아아, 그렇구나. 그런 나의 결의를, 각오를, 너는 간단히 부셔버리고 말았다.

「평범합니다」라니. 분명, 나 이외에, 나 이상으로 여운을 남기지는 않겠지.

 

아니... 그러고 보니, 울렸구나. 우리들을 이어주는, 종소리가, 분명히 울렸다.

그때부터, 시작된 거였다. 우리들의 시간이.

ㅡ그러니까...

「그ㅡ저, 우구이스 선배가 저한테 무슨 상담일까요」

「갑작스럽게 미안하네 아라야 씨, 흔히 말하는 여자 회의 상담이라는 거야」

 

방과 후, 부원들이 돌아간 부실에, 나는 아라야 씨와 같이 있었다

쿠로노 군의 친구로서, 그가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는 여성이다.

즉, 쿠로노 군이 말하는 「보통」 이란 것은, 그녀에게 알맞겠지

「나와 쿠로노 군의 관계는, 이미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

「그거야ㅡ그렇게 열렬히 교실에 찾아왔으니까, 이미 학교에서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는 게 아닐까요?」

「그런 건, 보통은 하지 않는 걸까?」

조금 함축이 있는 웃음을 띄우는 아라야 씨에게 나는 물었다

「아ㅡ... 응, 뭐, 하는 사람도 있는 게 아닐까나...?」

 

「그런가, 그럼 틀리지 않았었다는 거네. 응. 다행이다.」

「응? 어어ㅡ... 뭐, 아마?」

아라야 씨는 조금 시원하지 않게 수긍했지만, 저러한 것은 괜찮았던 거 같다.

「그래서 상담이란 건?」

나의 안도한 표정을 확인하고, 아라야 씨는 보통대로의 웃는 얼굴로 나에게 돌아섰다.

「응, 실은 부끄럽지만 나는 남성과 교제한 적이 처음이야」

「응응」

「그래서 가르침을 받을 수 없을까?」

「뭐를?」

「쿠로노 군과의 교제 방법을」

「..............」

아라야 씨는 나를 똑바로 쳐다본 다음, 눈을 감고 천장을 우러러본 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신음소리를 냈다.

 

「그, 왜 저인 가요?」

천장을 우러러본 채로, 소리만 나에게 향했다

「쿠로노 군과 자주 같이 잇는 여학생이라고 하면, 아라야 씨밖에 생각나지 않았던 거야」

「흥흥, 과연.」

납득한 것 같이 눈을 감으며 깊게 고개를 끄덕여준다.

「쿠로노 군과 자연스럽게 접하고 같이 있는 너라면,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어」

「네, 아웃!」

 

아라야 씨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향한 뒤,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저는 카나타의 친구로, 우구이스 선배는 그녀. 같은 것을 하면 안 되겠죠」

「그,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아라야 씨의 말에 찍소리도 내지 못한다.

「여기선 연인으로써 공격하죠!」

「연인으로써.. 말인가?」

「방과 후에 카나타를 부르러 오다니, 오히려 합격이고 말이죠」

팔짱을 끼며 아라야 씨는 나의 앞을 왕복했다

「그 녀석, 책 같은 거 많이 읽잖아요. 즉 만화적 전개에 동경하고 있을 거예요」

 

「그건 편견인 게? 나도 책은 나름대로 읽고 있는 편이다만...」

「책의 연애에 동경하지 않아요?」

「... 동경하지 않아....라고 말하면 거짓말이 되겠지.」

나에게 있어, 책은 지식이고 세계이고. 바래도 닿지 않는 동경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럼 둘에게 있어서 최고의 교과서가 있는 거잖아요」

「과연... 확실히 아라야 씨의 말하는 대로일지도 몰라」

「자신의 선택에 망설이지 말고, 생각난 걸 해버리죠」

「응, 알았어. 고마워, 아라야 씨에게 상담해서 좋았어.」

「아뇨 아뇨, 별말씀을」

다음날, 나는 평소보다 빠르게 집을 나왔다.

 

익숙해진 통학로를 걸어 학교의 앞을 지나간다.

그 앞에서부턴 익숙하지 않은 길. 마치 모험을 하고 있는 듯한 감각.

가슴이 두근두근 대는 것은, 자신이 대담한 짓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아침부터 쿠로노 군과 만날 수 있어서일까.

쿠로노 군의 집 앞에 도착해, 심호흡을 했다.

숨이 흐트러져있으면, 쿠로노 군이 괜히 신경 쓸지도 모른다.

「..........」

인터폰을 눌러봐야 할까? 갑자기 쿠로노 군의 양친에게 인사...?

아니, 그건 역시 아직 빠르다. 그렇지만, 쿠로노 군은 어떤 표정을 해줄까. 갑자기 같이 학교에 가자니, 놀라려나?

 

아니, 놀라겠지. 적어도 내가 당한다면..

「...... 후후.」

자연스럽게 웃음이 넘친다, 놀라는 것보다도 더 기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풀어진 뺨을 손으로 누르고 있으면, 쿠로노 군의 현관이 열린다.

「쿠로노 군」

「어라? 선배? 어? 어째서 선배가 여기에?」

「응, 한번 같이 등교하는 걸 해보고 싶어져서말야. 그런 건 연인 같겠지?」

그리고 다른 날엔. 점심시간이 시작함과 동시에 교실을 나간다.

손에는 처음으로 만든 도시락. 향하는 곳은 물론, 쿠로노 군이 있는 2학년의 교실.

안된다... 또 뺨이 풀어지고 있다.

 

나의 얼굴은 이렇게, 감정에 칠칠치 못했을까.

뺨이 느슨해지는 걸 멈추고, 2학년의 교실을 연다.

「우구이스 선배, 어서 오세요ㅡ」

눈앞에는 맞이하러 와 준 아라야 씨

「응, 실례할게」

아라야 씨는 내가 싸온 걸 보고 헤아린 듯이 만족스럽게 끄덕인 뒤,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나도 거기에 답하도록, 확실히 끄덕였다.

 

「선배, 점심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쿠로노 군이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준다.

「아아, 같이 점심을 먹지 않을까?」

「알겠습니다, 가죠. 아. 저, 매점에서 빵을 사서 올 테니까...」

「아냐, 그러지 않아도 돼, 너의 몫도 준비해놓았어.」

그렇게 말하고, 손에 들고 있던 봉투를 가슴 앞까지 올려 보였다

「서, 서, 설마 그것은...!?」

「손수 만든 도시락...!?」

쿠로노 군의 친구 두 명이 엄청난 눈빛으로 쿠로노 군을 보고 있었다.

노려보고 있는 건 아니지만,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넘치는 시선이다.

 

「휴ㅡ선배 하잖아ㅡ」

그런 두 명을 부채질하듯, 아라야 씨가 톤을 올린 목소리로 떠들었다

「서, 선배, 옥상에서 먹죠. 굉장히 연인 같아요!」

쿠로노 군은ㅡ... 조금 곤란한 듯이 보였다. 쿠로노 군과 옥상에서 도시락을 먹은 날의 밤.

나는 침대에 몸을 뉘인 채로 연애소설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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